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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이야기] 손때묻은 사운드 : The Hold Steady, 《Almost Killed Me (2004)》

문화예술

by 미아스마 2019. 9. 2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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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Hold Steady

60년대와 80년대 음악이 익숙한 사람에게


And I got bored when I didn't have a band
And so I started a band, man

나는 밴드가 없을 때 지루해
그래서 밴드를 시작했어

<Positive Jam> 가사에서


홀드 스테디(The Hold Steady)는 낯섦을 철저히 배척한다. 현대적과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다. 반대로 고유명사로 소환되는 과거들은 60년대 킹크스를 시작으로 70-80년대 수많은 하드록 밴드들을 관통한다. 이 모든 것을 관통하기 위해 밴드는 펍 록(Pub Rock)이라는 장르를 내세웠다.

펍 록이란 장르는 생소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장르의 전성기는 이 앨범이 나온 2004년과 상당히 떨어져 있다. 홀드 스테이가 음악적으로 내세우는 시대 1970년대 초중반 영국에서 시작된 록의 파생 장르이다. 스타일로 이야기하면 프로그래시브 록과 글램 록의 반대급부로 나타난 장르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로큰롤(Rock'n roll)의 기운을 술집(Pub)으로 가져오는 것은 목표로 기타가 중심이 되는 음악 장르이다. 실험을 거부하고 로큰롤의 기조를 따르기에 펑크(Punk)와 등장 배경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장르의 생명은 너무 달랐다. 펑크는 이름을 바꿔가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포스트 펑크와 오이, 펑크 리바이벌, 이모 펑크, 펑크 팝 이런 식으로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지만 펍 록은 수명이 10년 정도로 짧았다. 이렇게 잊히고 있었던 펍 록을 홀드 스테디가 손을 내밀어 수면 위로 끄집어낸 것이다. 이 밴드의 고전적이고 익숙한 멜로디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기타를 중심으로 한 록앤록은 술집에서 부르기 적합한 음악이 된다. 동시대 인디밴드(*라디오헤드를 중심으로 아케이드 파이어로 이어지는 인디 록의 흐름이나 스트록스, 화이트 스트라이프를 중심으로 한 게러지 리바이벌의 흐름)의 흐름과는 동떨어진, 반대로 올드해서 희귀한 밴드가 된 것이다. 

Almost Killed Me


ⓒ Frenchkiss Records

장르: 펍 록, 인디 록, 얼터네이티브 록
기획사 : Frenchkiss Records
단위:
정규앨범 (LP)

러닝타임: 42:49
맴버: Craig Finn (vocals, guitar), Tad Kubler (guitar), Galen Polivka (bass), Franz Nicolay (keyboards, 2005-10, 2016-present), Judd Counsell (drums, 2004-05), Bobby Drake (drums, 2005-present), Steve Selvidge (guitar, 2010-present)



앨범은 과거 밴드들의 음악을 함축하고 있다.

과거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음악을 압축시킨다는 것, 그것은 엄청난 장점이 될 수 있다. 가사에서 수 없이 등장하는 고유명사들은 어떤 도시에 있었던 것과 과거 활동했던 가수들이다. 이들은 모두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실제 이름을 부르기 때문에 판타지나 추상적인 음악에 존재하지 않은 현실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이 현실성을 강렬한 에너지로 변환하여 술 취한 듯 음악을 부른다. 보컬은 정제되지 않았으며, 대화하는 듯, 취한 듯 궁시렁댄다. 크래그 핀(Craig Finn)은 독백처럼 가사를 읽고 있지만 신나는 분위기를 놓치지 않는다. 그의 보컬은 때로는 기타보다도 중요하게 느껴진다.

'대화를 하지만 노래를 부른다' 이러한 스타일은 이들이 '과거를 대놓고 전달하는 하는 전도자'가 아님을 증명한다.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술집에서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친구 같은 존재이지,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가르치는 보컬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세히 들어보면 앨범에서 백보컬은 등장하지 않는다. 지루할 수도 있다는 비평을 감수하고 혼자 말하는 독백을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설정은 보컬의 효과를 더 높여준다. 여기에서 기타 솔로도 솔로지만 앨범에서 중요한 장치는 보컬이 차지하게 된다. 밴드는 초창기 펍 록이 그러했던 것처럼 예술적인 음악을 부정한다. 머리 아프거나 복잡한 음악을 하지도 않았다. 평범한 누군가가 좋아하는 음악을 했고, 오래들을 수 있는 사운드를 연주했다. 특히 <Hostile Mass>에서는 색소폰 연주까지 추가하면서 익숙하고 모두를 아우르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애당초 예술성에 담을 쌓았으니 이를 바탕으로 비평하는 비평가들은 즐기지 못할 테니 굳이 찾아 듣지 말자. 핀과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만 어서 와서 이 음악을 듣자.

그렇다면 이 익숙한 분위기에 몸을 흔들지 않을 수 없다. 

ⓒ Frenchkiss Records

 

수록곡

01. Positive Jam
02. The Swish [single tittle] ☆ 
03. Bar fruit Blues
04. Most People Are DJs ★
05. Certain Songs
06. Knuckles
07. Hostile, Mass. ★
08. Sketchy Metal
09. Sweet Payne
10. Killer Par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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