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군대를 다녀와서 바로 복학을 했다.
이후에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었다고 자부한다. ‘복학생’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점도 많이 올렸고, 이것저것 경험도 많이 했다. 하지만, 잘 풀려가는(?) 대학생활과는 달리 마음 한 구석에는 ‘나는 어떤 사람이지?’ ‘내가 어떤 걸 좋아하지?’ 에 대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무언가 공허한 마음이 들었었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 대한 확실함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또한, 많은 대학생들이 국토 대장정이나 유럽 여행 등 다양한 여행을 즐기지만 나는 특별히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을 떠나면서 마음이 내내 벅차고 즐거웠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터.널.
터널이라니!! 예상치 못했던 장애물이었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 그저 창문을 닫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지나쳤던 그 터널이 자전거 여행에서는 큰 장애가 되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여행을 시작하는데 마음이 소심해서야 되겠는가! 남자답게 용기 내어 페달을 밟아 앞으로 전진을 해 나가기 시작했다.
비록,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마치 제트기가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져서 두려운 마음도 들었지만 한번 용기를 내기 시작하니 두려움이 점점 사라졌다.
그렇게 장애물들을 이겨내며 열심히 달렸던 여행의 첫째 날.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그리고 둘째 날! 전날 너무 열심히 페달을 밟았던 탓이었을까. 온 몸이 쑤셔 일찍 눈이 떠졌다. 나는 서둘러 아침을 해먹고 정리를 한 뒤 출발을 했다.
그리고 출발 한 지 또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두 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그건 추위였다.
때는 10월 초였는데 생각보다 추웠다. 워낙 추위를 많이 타던 탓에 군대에서도 고생을 많이 했었던 나였다. 하지만 추위를 이기는 것도 나를 성장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구급차에 실리기 전까지는 계속 가보자라고 다짐했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이 이후에는 추위를 이길 수 있는 즐거운 여행이 계속되었다.
부산, 잊지 못 할(?) 추억을 선사해준 여행지
여행을 통해 우리나라 한 바퀴 정도를 돈 것 같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부산’이었다. 부산은 여행 일정에 딱 절반에 해당되는 곳이었다. 그러나 첫 입성부터 불길한 기운이 느껴졌다.
부산에서 이틀째. 심신이 지친상태로 가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말을 걸어왔다.
"같이 돌아볼래요?"
용모가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그 아저씨도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나도 홀로 여행하기에는 지친상태여서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다.
결국, 아저씨와 함께 여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처음 여행을 하는 나였기에 잘 알지 못했던 것을 아저씨께서는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저녁 무렵에는 밥도 같이 먹게 되었는데 밥을 다 먹은 후 아저씨께선 술을 마시자고 권하였다.
그러나 이 때 눈치를 챘어야했다.
내가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에 아저씨는 내 지갑에서 현금. 그리고 텐트, 침낭을 가지고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현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잠시 동안 멍하니 있다가 침낭은 삼촌에게서 빌린 비싼 침낭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주변을 이리저리 돌아봤다.
하지만 찾을 수 없었기에 결국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라고 웃어넘길 이야기 이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너무나 아찔했던 추억(?) 이었다.
두 달 동안 홀로 여행을 하며 아주 많은 경험을 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었고, 알려지지 않은 장소의 아름다운 경관도 봤다. 또, 기쁜 일 슬픈 일도 많이 겪어 봤다. 여러 상황에 마주치고 상황을 해결해 나가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여행의 계기가 됐던 질문에는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없었지만 여행을 통해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여행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것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학점관리, 취업준비로 여유 없이 아주 바쁘게 살아야하는 것이 대학생의 현실이다.
하지만 잠시 시간을 내어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해본다면 당장의 학점이나 취업이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의 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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