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통이란?
언어가 없었던 먼 옛날부터 우리는 소통을 해왔다.
그림으로, 규칙적인 소리로, 몸짓 등으로 말이다. 하다 못해 눈만 보고도 상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아는 경우가 있다. 이 모든 것들을 통해 우리는 소통을 해왔다.
이는 동물들도 마찬가지이다. 자기들만의 울음소리, 행동, 규칙등 자기들만의 언어를 통해 소통을 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 동물들의 언어를 흉내낸다 해도 동물들이 우리와 소통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동물들과 언어 외의 것으로 소통을 한다.
예를 들어 강아지가 꼬리를 흔드는 것을 보고 우리는 그것이 기분이 좋다는 뜻임을 안다. 또한 밥을 먹지 않으면 어딘가 아프거나 심정의 변화가 있다는 사실을 안다. 마찬가지로 동물들도 사람의 행동이나 목소리의 변화 등을 통해 우리의 변화를 느낀다.
이처럼 소통이란 언어가 전부가 아니다.
같은 사람끼리도 언어가 달라 소통의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몸짓, 목소리 톤, 표정 등을 통해 상대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즉, 소통이란 언어의 교환만이 아닌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생각과 그것을 받아들이려는 마음이다.
2. 언어가 같다고 전부는 아니다
같은 나라의 사람이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소통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언어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며, 같은 말을 해도 억양, 상황, 발화자의 상태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A양이 남자친구와 통화 도중 “졸리면 자”라고 말했다 치자 표면상의 의미론 졸리면 자라는 의미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있다.
하지만 A양의 억양과 그 말이 나온 상황에 따라 이 한 마디는 여러 가지의 뜻으로 변화할 수 있다. 이러한 주변 상황에 따른 언어를 조금 더 자세히 나눌 수 있다.
예시를 들면, 집단 언어, 세대 언어, 지위 언어 등이 있다.
집단 언어란 그 집단 내에서만 통하는 언어로 예를 들어 A집단에서 a를 b라고 말한다 치자, 이는 A집단 내에선 당연시 되어 있는 룰로 그 집단 내에서 b라하면 당연히 a를 떠올린다. 하지만 다른 집단에선 b를 듣고 a를 떠올릴 수 없기에 서로 다른 집단의 인물끼리의 소통에는 에러가 생긴다.
세대 언어도 마찬가지다. 세대에서만 통하는 언어를 뜻한다. 예를 들어 공중 전화, 집 전화기가 있던 세대의 사람의 경우 전화하라는 손짓을 할 때 엄지와 새끼 손가락을 피고 수화기 모양을 만든다.
하지만 집 전화가 줄고 핸드폰이 당연시 여겨지는 세대의 사람들은 핸드폰을 잡고 있는 모양을 만든다. 같은 말을 하려 해도 세대에 따라 언어가 달라지는 이러한 것을 세대 언어 및 언어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지위 언어도 위의 예시들과 비슷하다. 그 지위(집단과 같다)에서만 통하는 언어가 존재하며 그 지위 외의 사람과는 통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언어란 일종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사과를 가리키며 한국은 사과라 부르기로 약속했고, 영어권은 apple 그렇게 약속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집단 언어 같은 것들도 그 집단 내에서 한 새로운 약속이기에 그 약속을 모르는 그 외의 존재들은 통하지 않는 것이다.
3. 몸이 멀어지면 공통점이 사라진다
앞서 말했듯 언어는 '약속'이다.
약속을 통해 소통을 하는 것은 같은 집단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소통을 할수록 그들은 같은 집단에 속해있다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해서 그것이 많은 소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소통이란 서로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공통된 주제를 찾으려 노력하고 상대가 호기심을 가질만한 이야기를 찾는다.
소개팅이나 첫만남에서 서로의 이름과 서로의 취미 등을 묻는 것은 이것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공통된 주제가 많을수록 대화는 수월해지고 서로에게 같은 것을 보유한 집단이라는 소속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생긴 것이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다른 행동을 하기에 공통된 대화 주제는 점차 줄어든다. 서로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상대는 그것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과거 친했던 사이여도 오랜만에 만나면 어색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못본사이 상대가 무엇을 해왔고 무엇에 관심을 가졌는지 알 수 없기에 순간적으로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서로가 같은 집단에 속해 있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같은 학교, 회사 등에 있어도 반 별로, 부서, 팀별로 사람들이 어울려 다니는 이유도 위의 내용 등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4. 대화 잘 하는 법
서점에 가보면 대화 잘하는 법, 말 잘하는 방법 등을 설명하는 잡지나 책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것들엔 많은 이야기 들이 있지만, 이는 결국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상대가 관심을 가지게 하는 방법을 설명한 것들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뽐내는 것을 좋아한다. 일종의 허위의식이라 해도 된다. 이는 물적인 것뿐 아닌 당연히 내적인 것도 포함되며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지식이다. 그렇기에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말할 때 좋아하고 또 그것을 상대가 잘 들어주면 호감이 갈 수 밖에 없다.
과거 자신이 여행 갔던 이야기, 무언가 먹었던 이야기 등 자신의 경험담도 이에 포함된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SNS에 자신의 이야기를 올리고 사람들이 많이 읽을수록 좋아하는 것이다. 하물며 이에 공감하고 같이 이야기를 하면 더할 나위 없이 호감이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대화하는 상대와 무조건 공통점이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취미도, 특기도, 과거에서도 하나 겹치지 않는 상대는 분명 존재한다. 이러한 상대와 친해지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없으면 만들면 된다. 같이 있는 시간이 늘면 자연스레 공통된 주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러면 그것을 통해 또 새로운 공통점을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방법은 어렵다. 공통점이 없는 사람과 같이 있고 싶어도 사이에 이야기가 없으면 그 시간은 그저 고통스러울 뿐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도 전에 위기가 찾아오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소통이란 상대의 말을 들어주려는 마음이다.
그렇기에 서로 모르는 것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되는 소통도 존재한다. 서로가 평소에 모르는 것 관심이 없는 것을 알려주고 그것을 상대가 알면 그것이 공통점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가 공통점의 수는 더 많아질 수 있다. 서로만 아는 것을 각자 알게 됨으로써 공통점이 2배가 되는 것이다.
엄청 닮은 사람과 완전 반대인 사람이 오래간다는 말이 생긴 것도 위와 같은 이야기들 때문이다.
5. 마지막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과 사람간의 대화가 사라져가고 있다.
바로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며 하물며 가족끼리조차 대화가 줄고 있다. 그와 반대로 SNS가 발달되며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것을 정말 소통이라 할 수 있을까?
대소통의 시대라고 불리기도 하는 현대, 하지만 사람들은 집단에 속하지 않고 점점 혼자가 되어가는 시대이기도 한 소통 단절의 시대이기도 하다.
글 : 심시니
편집 : 하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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