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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내 고양이 시리즈 : 유기동물보호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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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학매거진 영글 2019. 9. 7.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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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기동물 보호소에는 개가 가장 많고
, 그 다음 고양이, 간혹 토끼, 햄스터, 이구아나, 오리(?), 염소(??)가 들어오기도 합니다. 구청에서 신고가 접수되면 포획하고 보호소로 인수되는 시스템이죠. 그래서 혹시라도 고양이나 강아지를 주우셨다면 바로 보호소로 가시면 안 되고 근처 구청에서 신고를 마친 뒤 인계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보호소 앞에다 버리겠죠

1. 보통 봉사활동을 가면 청소나 산책봉사를 많이 선택하는데요.

처음 가면 보호소 방 열었을 때 많이 역할 수 있어요. 통풍이 조금 열악한 곳에 여러 마리가 있거든요. 둘이 한 조로 케이지 하나씩 열어서 배설물을 치워주고 물청소 하는 것을 기본으로 소독약 가지고 다니면서 닦아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보통 강아지를 많이 좋아하거나 키우고 있거나 하는 분들이랑 다녀오곤 했어요. 물론 그런 분들이 자발적으로 희망해서 신청하는 것이지만 비위가 많이 약하거나 강아지를 무서워하면 곤란하겠죠.

2. 산책은 목줄과 배변 봉투를 챙겨서 앞에 언덕 몇 분정도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인데, 생각보다 힘들어요.

애들이 산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힘이 장사거든요. 생활하는 곳이 좁기도 하고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고 사람 보는 일도 적은 보호소 개들은 하루 종일 산책만 기다리던 것처럼 좋아합니다. 중형견 넘어가는 아이들은 여자 혼자 산책시키기 버거울 정도예요.

그래도 너무 너무 좋아해서 굉장히 뿌듯했던 것 같아요. 좋아하는 강아지들도 실컷 보고 만지고 예뻐해 줄 수 있고요. 동물 정말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꼭 가보라고 하고 싶어요.

3. 마지막으로 앞에서 말했던 에피소드인데요. 사실 주의 드리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한번은 강아지들 개별로 산책 시키지 않고, 바깥에 위치한 울타리 안에서 소형견들만 풀어놓고 놀아주는 봉사활동을 했는데요. (말이 봉사지 그냥 강아지들이랑 놀았습니다.^^) 오랜만에 햇볕을 쬐어서 그랬는지 이 녀석들이 흥분을 해서, 두 마리가 싸움이 붙었었어요. 저는 개들이 싸우는 걸 그때 처음 봤는데 소리도 겁나고 이빨도 보이고 그러니까 다칠까봐 걱정 돼서 일하는 분 부르기 전에 그냥 제가 한 마리를 휙 들어버렸거든요.

그랬더니 제 팔뚝에서 피가 뚝뚝.. 직원분도 엄청 당황하고, 강아지들 싸우면 무조건 직원 혹은 담당자를 찾으라고 하더라고요. 상처 드레싱 해주시면서 유기견이고 보통 강아지들보다 위생에 많이 신경써주지 못하다보니 파상풍이 걱정 된다며 내일 꼭 병원 가보라고 하셨어요.

 결국 병원에서 겁나 아픈 파상풍 주사 맞고 며칠 상처 관리한다고 고생 조금 했습니다. 개들 흥분해서 물려고 달려들거나(이런 경우는 못 보긴 했어요. 사나운 애들은 사람 접촉 금지기 때문개들끼리 싸우면 저처럼 하지 마시고 꼭 담당자를 찾길 바랍니다.

보호소 봉사가 4시간정도인데 하고나면 참 녹초가 되요. 그래도 사람 손길 한 번 더 타고 싶어서 꼬리를 모터마냥 흔드는 아이들을 보면 제 마음이 측은해지면서 기뻐해줄 땐 또 그렇게 뿌듯하고 좋더라고요. 동물 보호에 관심이 많거나 동물을 정말 좋아하는데 키울 수 없으신 분들! 당장 보호소로 달려가세요.

아이들 모두 사람의 손길이 부족하답니다그동안 많은 동물들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다 제가 사랑하고 원해서 했던 일들이지만 힘들 날들도 많았고 가슴 아픈 날도 있었고 잊지 못할 순간들과 평생 돌덩이로 남을 것 같은 아이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모두 제 사랑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동물과 살고 있나요?

그 친구가 먹는 것이, 자는 것이, 편안해 하는 모습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그 아이는 또 다른 부모를 얻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수명도 적고 하나부터 열까지 챙길 것도 많은 친구들. 그래도 함께 살아가야겠죠. 그동안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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