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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당신보다 더 한 놈의 세상 : 김성훈, 「끝까지 간다 (2014)」

문화예술

by 밍기적아이(MGI) 2019. 10. 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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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경찰과 우리


경찰관, 국가와 사회질서를 유지한다. 

정의로운 마음으로 국민들을 보호한다. 그리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무력도 사용한다. 이들은 일차적으로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 그렇기에 이들의 월급도 국민들의 세금으로 지급된다.

그러나 같은 공무원인 소방관에 비해 경찰관의 인식은 사뭇 다르다.

소방관에 대한 뉴스는 열악한 환경에서 국민을 구해내는 영웅이 많은 반면, 경찰은 범법 행위를 저지른 피해자를 눈 감아주는 대신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당장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만 보아도 소방관은 긍정적인 시선이 강하고, 경찰관은 부정적인 시선이 강하다. 어쩌면 이런 시선은 지금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

50년대 한국전쟁 전후와 70-80년대 공권력의 힘이 강했을 때를 생각하자. 경찰들은 국민을 지키지 않았고, 때로는 죽이기도 했다(보도연맹사건). 폭력과 탄압으로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한 경찰. 이들에 대한 이미지가 '짭새', '견찰'과 같은 비속어로 이어지고, 지금까지 부정적인 시선이 유지되고 있다.

 

끝까지 내려간다



영화 속에 나오는 모든 경찰들은 민중의 수호에 관심이 없다. 어떻게 하면 고위층에게 더 관심을 받을 수 있는지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법의 틈새로 사리사욕을 채울 수 있는지 생각한다.

주인공 고건수(이선균 역)가 많은 불법을 저지르지만 무마해준다. 사건은 은폐되고 그는 더 큰 일에 휘말리고, 더 많은 죄를 짓게 되는 아이러니에 빠진다. 경찰이 부패하면 사회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영화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자기보다 더 부패한 박창민도 마찬가지이다. 이 모든 것을 알리지 않고 은폐해버리는 경찰청장도 물론이다.

이 영화의 감독 김성훈은 3년 뒤에 또 하나의 영화 <터널>을 찍었다. 터널에 갇힌 생존자를 구하기 위해서 움직이지만, 부실한 재난 대응 시스템과 사건을 이용하는 정치인들의 모습들을 담은 영화이다. 이는 사건 자체의 해결보다는 악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모습이 마치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붙여 놓은 듯 하다.

시작은 사소한 욕심은 끝에 다다를수록 굴러가는 눈덩이처럼 갈수록 커졌다. 언제 멈춰야 하고 언제 끝이 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작 본질은 해결되지 않고 침묵과 묵인으로 각자의 욕구를 충족한다. 잘못된 우리의 사회를 유지하는 모습은 여전히 해결될 수 없음을 암시한다.

고건수의 죄에 사건들이 꼬리를 무는 것처럼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멈춰야 할 때를 알지 못하고 어딘지 모를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영화에서 신기한 것은 브레이크 없는 고건수의 직진은 최종적으로 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은폐를 통해 그는 없었던 사람이 된다. 어쩌면 그가 일확천금을 얻게 되는 ‘해피엔딩'에 불편한 마음이 없었던 당신도 똑같을지도 모른다. 그 은폐를 묵인하는 경찰들과 청장처럼.

 

파도일(견정훈)
편집 하슈 (노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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